카루아나, 네폼니아치 1라운드 승리

흥미진진했던 2022 도전자 결정전 1라운드에서는 2명의 승자가 있었습니다. GM 이안 네폼니아치와 GM 파비아노 카루아나는 각각 GM 딩 리런과 GM 히카루 나카무라를 꺾었습니다. 두 명의 승자는 토요일 열리는 2라운드에서 격돌합니다. 

오늘 스페인 마드리드의 기온이 섭씨 37도에 이른 가운데, 16세기 산토냐 궁전에서 열린 2022 도전자 결정전의 첫 라운드에서는 불꽃이 튀었습니다. 두 경기에서 승부가 갈렸고, 다른 두 경기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기 전 선수들 사이의 분위기는 다소 우호적이었습니다. 3명의 선수는 프린시펄 호텔 마드리드에서 8분 거리에 있는 대회장까지 한 택시를 같이 타고 왔습니다.

Three Candidates, one taxi 🚕#FIDECandidates pic.twitter.com/JRC5BCn43X

— Chess.com (@chesscom) June 17, 2022

대회 참가 선수 8명 중 6명은 프린시펄 호텔에 묵었습니다. 카루아나는 대회장에서 9분 떨어져 있는 이베로스타에 머물렀고, 피로우자는 가족과 함께 5분 거리의 포시즌스 호텔을 잡았습니다.

대회장에 도착했을 때 선수들은 사진사 및 대회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고 웃음을 주고받았습니다. 특히, 카루아나와 나카무라는 기보 용지를 교체하며 큰 웃음을 지었습니다.

대회가 마침내 시작한다는 기대감에 전반적인 분위기는 들떠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회 관계자가 시수로 체스 보드에 첫 수를 두자 분위기는 이내 진지해졌습니다. 약 1시간이 지나고 모든 경기는 흥미진진해졌고 누가 승리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딩 리런-네폼니아치 0-1

두 선수의 대결은 어떤 면에서 보자면 이번 대회 빅 매치 중 하나였습니다. 딩 리런은 레이팅이 가장 높은 선수이고, 네폼니아치는 지난 월드 챔피언십 도전자였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1위 선수가 체크메이트 당하기 직전 기권하기까지는 이번 라운드에서 가장 짧은 3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분명 놀라운 결과였고, 그것은 단지 흑이 승리했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참고로, 네폼니아치는 2020-21 도전자 결정전 1라운드에서도 흑으로 승리했습니다.

사실은, 딩 리런이 백으로 패배한 것이 훨씬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최근 50번의 클래시컬 경기를 살펴보면 딩 리런은 단 2경기만 패배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2020년 3월 열린 도전자 결정전 1라운드의 패배였습니다. 

오늘 경기는 잉글리시 오프닝(1.c4)에서 다소 이론적인 수순을 따랐고, 12번째 수에서 네폼니아치가 먼저 방향을 틀었습니다. 인기 체스 해설자 GM 대니 킹이 언급한 것처럼, 네폼니아치는 지난 GM 매그너스 칼슨과의 2021 월드 챔피언십 준비 과정 덕분에 1.c4에 대한 대비가 철저히 되어 있는 듯 보였습니다.

러시아의 그랜드마스터는 13번째 수에 곧장 체크메이트 위협을 만들었습니다. 그 위협은 비교적 쉽게 막을 수 있는 듯 보였지만 딩 리런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약 20분 동안 실시간 시청자들은 "나이트를 교환해!"라고 채팅을 했지만 딩 리런은 h 폰을 전진하는 결정을 내렸고 그로써 킹사이드 구조가 약해졌습니다. 나이트가 교환된 후 백의 킹사이드는 괜찮은 듯 보였지만 문제는 이내 드러났습니다.

딩 리런은 흑의 25...g5! 브레이크를 과소평가한 것 같았습니다. 사실 네폼니아치는 더 빠르게 백의 킹사이드를 공격할 수도 있었습니다. 백은 뒤늦게 26.Nxb7로 반격을 시작했지만 흑의 킹사이드 공격은 매우 거셌습니다. 네폼니아치의 마지막 비숍 희생은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네폼니아치는 경기가 끝난 후 "승리는 언제나 좋은 것이지만, 이번 경기는 꽤 순조로웠다. 아직 분석하지 않았지만 결과에 만족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카루아나는 이 경기에 대해 "경기를 보고 매우 놀랐다. 마치 네폼니아치가 상대를 체스보드 바깥으로 날려버리는 것 같았다."

상대를 체스보드 바깥으로 날려버리는 것 같았다.
—파비아노 카루아나

딩 리런은 불과 며칠 전 마드리드에 도착했기 때문에 아직 시차로 인한 피로를 극복하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그는 2년 전 도전자 결정전에서도 첫 두 경기를 내리 패배했습니다. 따라서 그에게는 내일 라운드가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1라운드에서 네폼니아치는 침착하게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고 상대 차례에 자리에 앉아있는 등 일반적인 그의 플레이 스타일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가 이 흐름을 계속 이어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카루아나-나카무라 1-0

이전 가장 많은 대결을 펼쳤던 두 명의 선수가 1라운드에서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참고로, 45번의 클래시컬 경기에서 카루아나가 7대 5로(33 무승부) 앞서 있습니다. 규정에 따르면, 같은 연맹에 소속된 선수는 공모의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대회에서 최대한 초반에 경기해야 합니다. 이는 1962년 도전자 결정전이 끝나고 GM 바비 피셔가 제안 한 이후 규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러시아 선수 여러 명이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 대회에는 오직 미국 연맹 소속 선수만 2명 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나온 스패니시 오프닝은 매우 적절했지만, 나카무라는 예상대로 3...Nf6 베를린 디펜스로 경기를 끌고 갔습니다. 이 오프닝은 약 22년 전 GM 블라디미르 크람닉이 GM 가리 카스파로프를 꺾은 이후 흑의 가장 확실한 선택지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최고 수준 선수들은 카스파로프가 그랬던 것처럼 4.d3로 엔드게임을 피합니다. 이 경기에서 처음으로 방향을 튼 것은 8.Nb3를 둔 카루아나였고, 나카무라는 응수하기까지 12분을 소모했습니다. 그는 나카무라가 온라인 경기에서만 이 수를 상대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이후 밝혔습니다. 

나카무라의 응수인 8...Qe7은 또 한 명의 미국 선수인 GM 레이니어 도밍게스가 2019년 둔 적이 있는 수였습니다.

카루아나 "나카무라도 도밍게스의 경기를 알고 있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그는 즉흥적으로 경기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 경기에서 도밍게스는 퀸사이드 캐슬링을 택했지만, 나카무라는 9...Rb8라는 새로운 수를 택했습니다. 카루아나는 흑의 응수 이후 "포지션에 매우 만족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나카무라가 킹사이드 폰을 밀면서 경기는 난타전 양상이 되었습니다. 한편, 카루아나는 g3 비숍을 '안전하게' 나이트와 교환했고 경기는 백이 보다 나은 폰 구조를 가진 2 나이트 vs 2 비숍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동안 흑의 포지션은 괜찮아 보였고, 백이 뚜렷하게 얻어가는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카루아나는 흑이 킹을 d7을 경유해서 퀸사이드에 배치하지 않고 킹사이드 캐슬링을 했을 때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습니다.

카루아나가 21...Kd7!?을 제시한 포지션

이 시점 이후로 백이 다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24수에 나카무라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중안 폰 전진을 만들었습니다. 

경기를 지켜보는 한편 다음 도전자를 기다리는 세계 챔피언은 24...d5에 대해 "말 그대로, 킹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수"라고 트윗을 남겼습니다.

카루아나는 나이트를 이용해 흑의 e 폰을 가로막는 한편 퀸을 상대 진영에 침투시켰습니다. 나카무라가 기물을 잡힌 상황은 아니었지만 포지션이 매우 불안했습니다.

비록 나카무라가 준수한 수비를 보여줬지만 사람이 이 포지션을 수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백의 50.Qg4+가 두어졌을 때, 나카무라는 백이 승리하는 수순을 인지하고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카루아나는 체스닷컴 중계에 참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아직 첫 경기이기 때문에 너무 들뜨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대회를 기분 좋게 시작해서 기쁘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긴장되기 때문에 기분을 느끼기 어렵다. 대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연습과 실전은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오늘은 비교적 침착하게 오래 생각하고 어떤 결정도 서두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물론 여전히 긴장하고 있고 경기에서 실수도 나오겠지만 전반적으로는 매우 좋은 상태다." 

라자보프-피로우자 ½-½

1라운드에서 세대 간 경기가 있었다면 최고령 선수인 라자보프와 최연소 선수인 피로우자의 대결이었을 것입니다. 라자보프가 2003년 리나레스 토너먼트에서 15세의 나이로 카스파로프를 꺾으며 유명세를 타며 신동 소리를 들을 때, 피로우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었습니다. 

피로우자는 도전자 결정전에 진출한 역대 3번째로 어린 체스 선수(칼슨과 피셔 다음)이자, 18세의 나이로 최고 레이팅 2804를 달성한 선수입니다. 한편, 지난 3월에 35세가 된 라자보프의 최고 레이팅은 2012년 9월 기록한 2799.6입니다.

처음 맞붙은 두 선수의 클래시컬 경기에서 피로우자가 1.d4를 상대로 퀸스 갬빗 수락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가 흑으로 승리를 원한다는 신호였습니다. 7수까지의 수순은 두 선수가 작년 그랜드 체스 투어 파리 대회에서 했던 블리츠 경기를 그대로 따랐습니다. 그 경기에서는 피로우자가 이겼습니다. 

오프닝 국면이 끝나고, 피로우자는 교환 희생을 선택했습니다. 티그란 페트로시안으로 대표되는 교환 희생은 최근 최고 수준의 그랜드마스터들이 승리를 위해 자주 사용하는 무기입니다. 흑의 밝은색 비숍은 결코 백의 룩보다 약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Firouzja sacrifices the exchange against Radjabov 💥! #FIDECandidates pic.twitter.com/PS3rAHvti5

— ChesscomLive (@ChesscomLive) June 17, 2022

피로우자에게 40분이라는 시간 우위가 있었지만 라자보프는 전술적인 포지션을 잘 풀어냈습니다. 라자보프는 공격을 위해 룩과 나이트 교환을 받아들였고, 결과적으로 포지션은 백이 폰이 하나 많은 퀸+룩 엔드게임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피로우자의 킹은 안전했고 퀸이 교환된 이후에 그에게 남겨진 임무는 폰 하나 부족한 룩 엔드게임을 지켜내는 것이었습니다. 2020 칼슨과의 경기에서 충격적인 엔드게임 실수를 범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은 피로우자의 엔드게임 테크닉에 주목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피로우자는 큰 어려움 없이 경기를 지켜내며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매우 흥미진진한 무승부였습니다!

두다-라포트 ½-½

새로운 세대 선수 간의 격돌에서 두다는 상대 전적 2승 2무 1패로 라포트에 앞서있었습니다. 특히, 그는 1월 네덜란드의 벡안지에서 열린 대회에서 백으로 승리를 기록했었습니다.

라포트의 오프닝 선택은 그가 평소에 보여주는 변칙적이고 창의적인 것과는 달리 비교적 일반적인 타이마노프 시실리안이었습니다. 오히려 방향을 틀어 사이드라인을 선택한 쪽은 두다였지만, 포지션은 다시 메인라인으로 전환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두다가 5.Bf4!?을 둔 포지션

5.Bf4는 현대 컴퓨터 엔진이 발견한 놀라운 수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라포트는 백으로 이 수를 둔 경험이 있었는데, 오늘 그는 이 수에 대한 대응에 시간을 많이 소모했습니다.

7…Ne7는 이미 이상한 수로 보였고 라포트가 15분을 고민한 끝에 결정한 8...g6는 컴퓨터 엔진이 지적한 것처럼 전술적으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두다는 16분을 사용해서 강력한 대응인 9.c5!를 찾아냈고 포지션적인 이점을 챙겼습니다. 흑은 열린 c 파일에서 고립된 폰을 가졌고 라포트는 위기에 놓였습니다.

백은 경기 내내 유리함을 가졌지만 결국 오늘은 두다의 날이 되지 못했습니다. 라포트는 능숙하게 기물의 배치를 조정하고 약점을 수비했고, 두다는 결국 포지션 이점을 실질적인 득점으로 바꿔내지 못했습니다. 컴퓨터는 백에게 33.a4와 34.b3를 이용한 기회가 있었다고 제시했지만 두다는 다른 수를 선택했고, 그것은 결국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라포트의 훌륭한 수비가 빛난 경기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올해 가장 중요한 대회의 멋진 시작이었습니다! 내일 2라운드가 이어집니다.

1 라운드 이후 순위표

2 라운드 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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