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루아나를 꺾은 나카무라, 빠른 무승부의 네폼니아치
지난 일요일 2022 도전자 결정전에서 GM 이안 네폼니아치는 GM 딩 리런을 상대로 빠른 무승부를 거뒀고, 이것은 훌륭한 전략임이 입증되었습니다. 한편, GM 히카루 나카무라는 클래시컬 경기에서 7년 만에 GM 파비아노 카루아나를 꺾으며 3위를 유지했습니다.
GM 리처드 라포트는 GM 얀-크지슈토프 두다를 상대로 대회 첫 승을 기록하며 지난 라운드 패배에서 회복했습니다. 최하위권 경쟁에서 GM 알리레자 피로우자와 GM 테무르 라자보프의 비교적 조용하고 매우 긴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2022 도전자 결정전을 시청하는 방법
이번 대회는 체스닷컴TV, 트위치,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대회와 관련된 자세한 정보와 모든 경기의 기보는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9라운드 경기는 6월 27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시작합니다.
네폼니아치-딩 리런 ½-½
후반부 첫 번째 라운드에서 이번 대회 가장 빨리 끝나는 경기가 나왔습니다. 경기가 시작한 후 55분이 지난 시점에 두 선수는 반대 색 비숍 엔드게임에 접어들었습니다. 양 선수는 수를 반복하기 시작했고 딩 리런은 손을 내밀어 무승부의 의사를 전했습니다. 네폼니아치는 기보를 확인하고 3번의 반복이 나왔는지 재차 확인했습니다.
😅 Nepo-Ding finishes in a draw, but not without some handshake confusion! #FIDECandidates pic.twitter.com/EQ6xXe6Po8
— Chess.com (@chesscom) June 26, 2022
무승부는 두 선수에게 모두 나쁘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특히 이미 4승을 거둔 네폼니아치는 이후 모든 라운드를 무승부로만 거두더라도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고려하면 다음 라운드 카루아나와의 선두 경쟁을 위해 네폼니아치는 오늘 더 많은 휴식을 취하고 더 많은 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1라운드에서 네폼니아치에게 패배하며 대회 1패를 기록한 딩 리런이 우승 경쟁을 포기했다고 보이게는 아직 이릅니다. 하지만 그의 탄탄한 오프닝 레퍼토리는 제한적이었습니다. 1.e4에 대해 1...e5만 고집한다면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선수들을 어떻게 그렇게도 빠르게 무승부에 도달했을까요? 네폼니아치는 4나이트 스카치 오프닝을 선택했습니다. 최상위 레벨 선수들의 경기에서 이 오프닝 선택은 백으로 무승부를 원함을 의미합니다. 한동안 이론적인 수순이 이어졌고 21...h5가 이 경기에서 처음 나온 새로운 수였습니다. 모든 룩이 교환된 이후 무승부는 사실상 확정되었습니다.
라포트-두다 1-0
라포트는 어제 매우 실망스러운 패배를 기록했고 경기가 끝난 후 "어쩌면 컴퓨터를 버려야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오늘 1라운드에 어려운 경기를 안겨줬던 두다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회복에 성공했습니다. 한편, 두다는 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종종 킹스 인디언 어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라포트는 4나이트 오프닝에서 4.g3를 선택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이후 그는 이것이 준비된 전략은 아니고 즉흥적인 선택이었다고 밝히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사실 어제 경기 이후 체스를 보지도 않았습니다. 체스 프로그램도 켜지 않았어요."
사실 어제 경기 이후 체스를 보지도 않았습니다. 체스 프로그램도 켜지 않았어요.
—리처드 라포트
라포트가 정형화되지 않은 8.b3를 두면서 경기는 이론의 영역에서 벗어났습니다. 경기는 기물들이 일부 교환된 후 라포트가 g4 폰을 전진해서 흑의 h6 폰을 공격하며 흥미로워졌습니다. 두다는 상대의 공격에 일시적으로 폰을 희생했고 이어지는 두 차례의 멋진 수로 폰을 되찾았습니다.
g5 폰을 퀸이 아닌 나이트로 잡은 것은 두다의 야심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전술적인 상황은 라포트가 22.Rg1으로 g7 칸에 체크메이트 위협을 만들며 계속 이어졌습니다. 백의 계획은 22...g6를 유도해서 흑이 활용할 수 있는 Re8-e6-g6/h6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었습니다.
Is Duda surprised by @rjrapport’s in-between move 22.Rg1!?, tossing in a checkmate threat before recapturing the h3-bishop?
— ChesscomLive (@ChesscomLive) June 26, 2022
Or is @GM_JKDuda considering an astonishing move of his own: 22…f5!?#FIDECandidates pic.twitter.com/jVstv0rRBy
어쩌면 Rg1이 두다를 정신적으로 위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활동적인 22...f5 수비 방법을 놓친 이후 두다는 24...Rae7로 실수를 범했고 흑의 킹이 도망갈 수 있는 퇴로를 스스로 차단했습니다. 백은 킹사이드에서 강한 공격을 이어갔고 흑에게는 경기를 지킬 마지막 한 번의 기회가 더 찾아왔습니다.
두다의 경기력이 좋았다면 그는 25.Qf3가 부정확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25...f6!!라는 최선의 수비를 보여줬을 것입니다. 백이 26.g6로 폰을 전진하면 26.g6 (26.gxf6 Rf7) Kf8 27.Qh5 Rb7 28.Qh8+ Ke7 29.Qxg7+? Ke6로 백의 퀸이 잡히게 됩니다. 하지만 두다는 킹사이드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라포트가 화려한 마지막 수를 두었을 때, 두다는 크게 낙담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는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흔들었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손짓을 했습니다.
♘ @RJRapport scores his first victory with a checkmating attack against @GM_JKDuda!#FIDECandidates pic.twitter.com/AUhpJYdBrT
— ChesscomLive (@ChesscomLive) June 26, 2022
몇 분 후, 두다는 시계를 멈추고 기권을 선언했습니다. 자리에서 떨어져 있던 라포트는 곧바로 자리로 돌아와 두다와 악수했습니다. 체스 선수들은 패배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너무나 공감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라포트는 1패 이후 1승을 추가하며 50%의 승점을 다시 되찾았습니다. 한편, 두다의 2패는 1위가 중요한 이번 대회에서 사실상 탈락을 의미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라포트는 WGM 디나 벨렌카야와 재킷에 관한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벨렌카야 "재킷이 멋집니다. 왜 이 재킷을 입었나요?"
라포트 "자신감 넘치는 말을 하고 싶지만, 사실은 어제 아내가 이 재킷을 입으라고 권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어제 이 재킷을 입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고요. 그래서 오늘 이 재킷을 입기로 했습니다."
벨렌카야 "재킷의 색은 빨강? 분홍? 아니면 연어 색이라고 해야 할까요?"
라포트 "분홍색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
벨렌카야 "다음 경기를 위한 전략이 있다면?"
라포트 "상대를 혼란시키기 위해 어떤 옷을 입을지 신중히 결정하겠습니다."
나카무라-카루아나 1-0
2010년 이후 47번째 클래시컬 경기에서 나카무라는 카루아나를 상대로 7년 만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2015년 노르웨이 체스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두고 나카무라는 5대 1로 상대 전적에서 크게 앞섰지만, 이후 도전자 결정전 1라운드까지 카루아나에게 7번의 패배를 당했습니다. 오늘 경기로 양 선수의 상대 전적은 8승 33무 6패로 카루아나가 앞서고 있습니다.
경기는 루이 로페즈 딜워스 바리에이션에서 흑의 부 기물 2개가 백의 룩+폰과 교환되는 이론적인 오프닝 수순으로 들어갔습니다.
역사적으로 딜워스 바리에이션이 도전자 결정전이나 월드 챔피언십에서 나온 적은 없습니다. 1943년 소련 챔피언십에서 이후 각자 세계 챔피언에 오른 GM 미하일 보트비닉이 GM 바실리 스미슬로프를 상대로 이 오프닝을 시도한 기록이 있습니다. 그 경기에서 스미슬로프가 이겼습니다.
약 79년이 지난 후, 딜워스 바리에이션은 최상위 체스 경기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018년 비엘에서 열린 대회에서 GM 샤키리얼 마메디아로프가 GM 막심 바시에-라그라브를 상대로 이 오프닝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올해 1월에 카루아나는 GM 요르단 반 포리스트를 상대로 백으로 경기한 적이 있고, 5월에는 전에는 바시에-라그라브를 상대로 흑으로 이 오프닝을 활용했습니다.
나카무라는 그것을 인지하고 전날 이 오프닝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방송에서는 상대의 오프닝 선택을 비판했습니다.
"체스 스트리머가 된 것이 오늘 경기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카루아나는 제가 하루 종일 해변에서 놀고 오프닝 공부는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오픈 루이 로페즈에서 이 전체 라인은 솔직이 모든 수를 다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합니다. 그의 오프닝 선택을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비상식적입니다."
그의 오프닝 선택을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비상식적입니다.
—히카루 나카무라
카루아나는 바시에-라그라브와의 경기에서 둔 15...Qd7 대신 15...Qd6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이 수는 그가 백으로 경기했을 때 반 포리스트가 흑으로 둔 수였습니다.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하기 전 오프닝 준비를 위해 수를 검토하지만 나카무라와 카루아나는 준비한 수를 그대로 따르지는 않았습니다.
복잡한 미들 게임 상황에서 먼저 실수를 한 선수는 카루아나였습니다. 나카무라에 따르면 22...c4는 부정확한 수였고 22...e4!가 더 정확한 수였습니다. 그는 이후 상황을 '흑이 경기하기 매우 힘든 포지션'이라 평가했습니다.
나카무라는 25.Nh1!로 1926년 루빈스타인과 경기한 님조위치를 연상시키는 탁월한 기물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가 이어서 보여준 27.h4! 역시 매우 탁월한 수였습니다.
그 시점에 카루아나의 시계에는 30분 미만이 남았고 뛰어난 시간 관리를 보여준 나카무라의 시계에는 1시간 이상이 남았습니다. 카루아나는 남은 시간의 절반을 27...Nc5를 두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컴퓨터 엔진에 따르면 27...h5가 흑이 포지션을 지키는 유일한 수였습니다.
나카무라의 우위는 퀸을 교환하고 그가 폰을 하나 잡아냈을 때 더 커졌습니다. 카루아나에게는 2분밖에 남지 않았고, 나카무라는 38.b4로 상대를 다음과 같은 딜레마에 빠뜨렸습니다. '앙파상으로 폰을 잡고 폰 구조를 약하게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a6 폰을 약점으로 남겨 두어야 할까?'
♙@gmhikaru plays the clever 38.b4! making a subtle yet key change to the position while ♝@FabianoCaruana is under time pressure!#FIDECandidates pic.twitter.com/VuZ1K2GvPR
— ChesscomLive (@ChesscomLive) June 26, 2022
이 딜레마는 카루아나가 부정확한 수인 38...h5를 두기 전 시간을 더 쓰도록 만들었습니다.
조금은 놀랍게도, 나카무라는 39.Be8 또는 보다 단순한 39.Bxe4+로 상대에게 결정타를 날리기 않았습니다. 물론 그가 선택한 39.a4도 괜찮은 수이긴 했습니다.
카루아나는 42...h3와 같은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줬지만 나카무라의 43.Ra2 역시 훌륭했습니다. 사실 이 수는 백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수였습니다. 카루아나의 엄청난 수비에도 불구하고 나카무라의 플레이는 탁월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컴퓨터 엔진은 백이 +5 이상의 우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했지만 카루아나는 훌륭하게 계속 버텼습니다.
60...g5+!를 찾아내며 카루아나는 추가 시간을 받았고 다시 실전적인 무승부 기회를 잡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15분 추가 시간과 매수마다 추가되는 30초의 시간은 완벽한 체스를 구현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68.Bf2를 두고 나서 나카무라는 재킷을 입고 자신이 승리했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카루아나가 포기하지 않고 끈끈한 수비를 보여주자 그는 10분 만에 다시 재킷을 벗었지만, 카루아나가 포기하고 약 6시간이 넘게 걸린 경기가 끝날 무렵에 그는 다시 재킷을 입고 있었습니다.
나카무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체스 경기에서 승리하며 3위를 유지했고 여전히 1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체스 스트리머(실제로 나카무라는 휴일인 화요일에 방송을 켤 것이라고 공지했습니다!)에게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닙니다.
피로우자-라자보프 ½-½
실시간 중계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이 경기가 특별한 것 없이 무난하게 무승부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용했던 경기의 이면에는 서로 다른 두 세대 선수들의 첫 승을 위한 갈망과 훌륭한 승부가 있었습니다. 특히, 라자보프는 2019년 10월 이후 첫 승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이라면 라자보프는 컴퓨터 엔진이 제시하는 전술의 기회가 있었던 26수였습니다. 확실하게 흑이 승리하는 수순으로 보기는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기회인 것은 확실했습니다.
70수가 지난 경기 종반부에서 두 선수의 시간이 3분 미만으로 떨어지며 긴장감이 고조됐습니다. 매수마다 30초 증가분이 있는 상황에서 두 선수 모두 시계에 1초만 남았을 때 수를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Seven hours into the game, @rajachess takes his king on an ambitious walk into @AlirezaFirouzja’s kingside!
— ChesscomLive (@ChesscomLive) June 26, 2022
An incredibly hard-fought 90+ move draw!#FIDECandidates pic.twitter.com/pGNqVV8xWI
7시간 2분, 93수의 혈투 끝에 양 선수는 반복에 의한 무승부에 이르렀고 얼굴에 미소를 지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경기, 놀라운 대회입니다!
8라운드 이후 순위표
9라운드 대진 및 역대 상대 전적
Peter Doggers joined a chess club a month before turning 15 and still plays for it. He used to be an active tournament player and holds two IM norms.
Peter has a Master of Arts degree in Dutch Language & Literature. He briefly worked at New in Chess, then as a Dutch teacher and then in a project for improving safety and security in Amsterdam schools.
Between 2007 and 2013 Peter was running ChessVibes, a major source for chess news and videos acquired by Chess.com in October 2013.
As our Director News & Events, Peter writes many of our news reports. In the summer of 2022, The Guardian’s Leonard Barden described him as “widely regarded as the world’s best chess journalist.”
In October, Peter's first book The Chess Revolution will be publi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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