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네폼니아치, 2022 도전자 결정전 우승

GM 이안 네폼니아치가 13라운드에서 GM 리처드 라포트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마지막 라운드를 남기고 2022 도전자 결정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그는 2023 월드 체스 챔피언십에서 GM 매그너스 칼슨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습니다. 

GM 히카루 나카무라는 GM 얀-크지슈토프 두다를 꺾고 단독 2위에 올랐습니다. 다른 두 경기는 모두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월요일에 열리는 마지막 14라운드에서는 딩 리런과 나카무라의 2위 대결이 열립니다. 칼슨이 타이틀을 방어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이번 대회의 2등이 네폼니아치와 월드 체스 챔피언십에서 타이틀을 놓고 대결합니다. 

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네폼니아치는 9/13점이라는 인상적인 승점으로 2연속 월드 챔피언십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지난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도전자 결정전에서 2번 연속 우승한 것은 1953년과 1956년의 GM 바실리 스미슬로프가 유일합니다. 녹아웃 토너먼트 형식에서는 GM 보리스 스파스키, GM 빅토르 코르치노이, GM 아나톨리 카르포프도 같은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네폼니아치는 이제 스미슬로프, 스파스키, GM 가리 카스파로프처럼 두 번의 도전만에 세계 챔피언에 오르기를 간절히 바랄 것입니다.

Ian Nepomniachtchi: “Extremely happy and extremely thankful to everybody who helped me.” pic.twitter.com/zAFmhO9sgE

— International Chess Federation (@FIDE_chess) July 3, 2022

이날 행사장에 방문해 체스닷컴 중계에 함께하기도 한 GM 아니시 기리는 네폼니아치가 지난 도전자 결정전에서도 마지막 라운드를 남겨두고 우승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네폼니아치는 무패로 같은 업적을 달성했고, 기리는 "미친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다."라고 평했습니다.

기리는 네폼니아치가 약 2년 전부터 체스를 진지하게 시작하면서 그가 이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준비된 체스 선수 중 한 명'이라고 말했습니다.

네폼니아치는 다음과 같이 대회 우승 소감을 밝혔습니다. "매우 피곤합니다. 미칠 듯이 어려운 대회입니다. 승점과는 별개로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모든 경기에서 위기의 순간이 있었고 결코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2라운드 남은 상황에서 2점의 리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요. 결과적으로 이번 우승이 저에게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칼슨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글쎄요, h4, a4와 같은 건 그만해!?"라고 답했습니다.

대회 우승자는 확정되었지만 마지막 라운드에 볼거리가 남았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아직 2위의 중요성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기 때문에 딩 리런과 나카무라의 경기는 매우 치열할 것입니다. 딩 리런이 그야말로 '올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카무라는 자신의 대회는 '내일 결과와 상관없이 성공'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유라면, 그가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목표로 삼은 것이 '좋은 체스'를 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네폼니아치-라포트 ½-½

라포트는 이번 대회에서 타이마노프, 스베시니코프 바리에이션을 보여줬으므로 그의 클래시컬 시실리안 선택은 하나의 놀라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큰 놀라움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5년 만에 처음이긴 했지만 올해 FIDE 그랑프리에서 이미 클래시컬 시실리안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6번째 수에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나이돌프 바리에이션과 달리 라우저 바리에이션에서는 6.Bg5가 현대 체스에서 백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였고, 네폼니아치는 그 수를 뒀습니다.

백이 첫 선택과 마주한 것은 9수였습니다.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대회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던 네폼니아치는 c6 칸에서 나이트를 교환하고 f2-f3로 견고한 폰 구조를 잡았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네폼니아치는 "f3 시스템이 매우 견고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흑이 13...Ba5를 두었다면 복잡한 상황이 되었겠지만 라포트가 13...Bxc3를 선택하며 "백에게 매우 좋은 포지션이 되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몇 수가 더 두어지고 기물이 교환되며 백의 포지션이 개선됐습니다. 네폼니아치에 따르면 '백이 일부러가 아니고서는 질 수 없는 포지션'이 되었고 그는 어렵지 않게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습니다. 

나카무라-두다 1-0

나카무라는 오늘 페트로프 디펜스를 예상했을 테지만 경기는 시실리안 디펜스 나이돌프 바리에이션으로 들어갔습니다.

나카무라에게는 '이상한' 경기였습니다. 그는 오프닝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느꼈고, 그 생각은 e4 폰을 포기한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컴퓨터 엔진 평가를 확인하고 그는 자신이 포지션을 잘못 평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인간과 컴퓨터의 불일치는 이후에도 나타났습니다. 나카무라는 28.Ng4를 '바보 같은 수'라고 말했지만 컴퓨터는 그것을 최선의 수로 평가했습니다.

몇 수가 지난 다음 나카무라는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계획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두다는 전술적인 31...Bg5!와 32...b5!로 주도권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자신의 포지션을 너무 낙관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카무라는 33...b4를 예상했는데 그렇게 되면 백은 폰을 희생한 것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10분을 생각한 끝에 두다가 선택한 수는 33...d5?였고, 나카무라는 34.cxd5 Rc2 35.Bd6! Rxe2 36.Bxc7 Nc5 37.d6로 승기를 잡았습니다.

37.d6를 둔 포지션.

예상치 못한 백의 35수에 충격을 받은 두다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추가 시간까지 4수가 남고 시계에 6분이 있는 상황에서 37...Nd6?를 14초 만에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두다는 패배 위기에 몰렸습니다. 

나카무라: "두다는 33...d5을 두기까지 너무 오래 생각했고 자신이 유리하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35.Bd6를 두었을 때 그는 크게 당황했죠. 시간이 아주 부족한 것은 아니었지만 15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렸고 결국 그것을 극복해내지 못했습니다."

포지션은 이후 드러난 것처럼 흑이 좀처럼 둘만한 수가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흑에게 이렇다 할 반격의 기회가 없었으므로 백은 천천히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두다에게 있어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하루였고, 히카루는 이제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단독 2위를 차지할 수 있는 위치에 섰습니다. 

나카무라의 유튜브 채널에서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습니다.

피로우자-딩 리런 ½-½

네폼니아치가 대회 초반 그랬던 것처럼 피로우자 역시 오늘 딩 리런을 상대로 4나이트 오프닝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은 그가 대회를 이미 마음속으로 정리하고 이전과는 다르게 무승부를 위해 경기했다는 뜻일까요?

사실이야 어찌 되었든, 딩 리런은 네폼니아치와의 빠른 무승부와는 다르게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이전 경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노력했습니다." 

경기는 여전히 2019년 중국에서 가진 라포트와의 대결을 따르고 있었지만, 피로우자가 20.Bd7 대신 20.Bg4를 두었을 때 딩 리런은 놀라운 폰 희생을 보여줬습니다. 아래 포지션에서 누가 h 폰 전진을 생각할까요?

딩 리런의 20...h5!?에 피로우자는 21.Rxe5 fxe5 22.Bxh5로 폰을 하나 잡았지만 흑에게 중앙 폰 우위를 제공했습니다. 흑에게는 폰을 희생한 충분한 보상이 있는 듯 보였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딩 리런은 "20...h5는 위험한 선택이었지만 흑이 갖는 보상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종반부는 약간 까다로워졌습니다."라고 말하며 만약 백이 비숍을 희생하지 않았다면 피로우자에게 위험했을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피로우자는 비숍을 희생했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라자보프-카루아나 ½-½

오늘 가장 조용했던 경기에서도 카루아나는 흑으로 준비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b4 칸에서 폰을 내준 뒤 카루아나는 폰을 연달아 2개 더 희생했습니다!

그룬펠드 디펜스에서 종종 나오는 이런 역동적인 플레이는 상대가 빠르게 수를 둘 때 특히 대처하기 어렵습니다(카루아나는 수순을 확인하기 8수째에 7분을 사용하긴 했습니다). 라자보프는 13.Qxb6로 세 번째 폰을 잡지 않고 비교적 안전한 수를 택했습니다. 백의 다소 소심한 16수 이후 카루아나는 어렵지 않게 포지션을 동등하게 만들었습니다.

14라운드 대진 및 역대 상대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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